(1) 아동은 왜 실종이 되나요?
가정의 달 5월!
특히, 5월 25일은 실종아동의 날인데요,
5월 25일 실종아동의 날을 기념하여 파동에서는 더욱 풍성한 콘텐츠와 기업 협업, 펀딩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분들과 실종아동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먼저, 장기실종아동 수사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뤄지고 있는 기적과 같은 상봉 사례들, 앞으로의 장기실종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대한 견해를 여쭤보기 위해 우리나라의 실종아동수사 전문가이신 이건수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앞으로 3주간 음파음파를 통해 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이건수 교수님에 대해 소개하려고 해요. 교수님께서는 지난 2월, 유퀴즈에 실종 가족을 찾는 범죄 수사학 교수로 출연하여 실종아동수사에 대해 소개해주시기도 하셨는데요, 방송에서 간단히 언급한 것처럼 교수님께서는 지난 20년간 5,600건의 실종가족 상봉을 도와 미국월드레코드아카데미 실종자찾기 세계공식기록까지 가지고 계십니다. 2014년부터 2017년에는 경찰청에서 실종수사 지도팀장으로 계셨으며, 현재는 경찰직을 내려놓고 백석대학교 경찰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미래의 경찰인력을 양성하고 계시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탐정센터를 운영하시면서 계속해서 실종가족의 상봉을 직접 돕고 계시답니다.
참고:
3742건 실종가족 찾은 이건수 경위 세계기록 인증 (naver.com)
‘유퀴즈 온더블럭’ 이건수 “85년 전 이름을 단서로 실종 가족 찾아” (imbc.com)
첫 번째 Question. “아동은 주로 어떤 이유로 실종이 되나요?”
이건수 교수: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6.25전쟁 때 많이 실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60, 70, 80년대에 경제적 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숟가락을 덜기 위해 자녀를 남의 집에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대부분 여자아이들이었습니다. 일을 보내면 밥도 먹이고 학교도 보내준다고 해서 자녀를 보냈는데 막상 가보면 걸레를 빨고 아이를 돌보고 하게 되니 아이들이 못 버티고 그 집에서 뛰쳐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길을 잃거나 고아원에서 크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또한 그 당시에는 대를 이어야 한다고 남자 아이를 입양한 후 입양했다고 밝히지 않고 키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라는 과정에서 입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쉬쉬하며 키우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친부모님에 대해 알기 어려웠습니다.
또는 납치와 같은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역시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남자아이를 낳지 못해서 아이를 훔쳐가는 경우가 있었고, 혹은 딸이 키우고 싶어서 아이를 훔쳐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훔쳐간 아이를 키우다가 양육이 너무 힘들면 책임을 지지 못하고 다시 아이를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를 소유물건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경찰이 아이를 발견해서 친부모를 찾으려 하여도 자신이 납치를 당했는지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 혼란스럽고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먼저, 교수님께서는 전쟁으로 인한 실종을 언급하셨습니다. 6.25 전쟁 당시에는 피난을 가던 중 손을 놓치거나 폭격으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일부 가족만 피난을 가는 등 가족과 헤어지는 경우가 무척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한 번 헤어진 가족은 다시 만나기가 어려웠는데요, 20세기 중후반 경찰 당국이 추산한 이산가족의 수는 1,050만명으로, 당시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이산가족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TV프로그램과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이산가족들이 재회하였지만 여전히 만나지 못한 가족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남의 집으로 보내진 아이들을 언급하셨습니다. 1960년 이촌향도 현상 속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인구의 상당수가 10대의 소녀였습니다. 이들은 양녀 혹은 수양딸로 다른 집에 들어가게 되어 식모살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1970년 당시 서울은 전체 가구의 50% 이상이 식모를 두고 있었고, 식모의 40% 이상이 10대였다는 것을 통해 그 수가 어마어마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집집마다 달랐겠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좋지 않았고,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들이 도망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것이 현재까지 실종가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무척 안타깝습니다.
교수님은 납치도 언급하셨는데요, 직접 키우기 위해 아동을 납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앵벌이를 시키기 위해 아동을 납치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 동생을 잃어버린 형이 평생을 죄책감에 혼자 지내던 상봉 사례도 있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전쟁과 경제적 빈곤, 남아선호사상과 아동의 낮은 인권 등 우리나라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많은 실종사례가 발생해왔음을 교수님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
1983년 7월 4일 동아일보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naver.com)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401925
[경찰人]‘실종자’ 찾는 CSI 탐정센터 교수님…“내 평생의 사명” (edaily.co.kr)
이건수 교수님: 실종아동 발생의 또다른 원인으로 아동 유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베이비박스에 맡겨지는 아이들이 800-1000명입니다. 친모가 아이를 맡기기도 하지만 친부쪽에서 결혼을 반대한 경우 친모가 아이를 친부 집에 놓고 가면 친부쪽에서 아이를 맡기기도 합니다. 베이비박스는 다른 위탁시설과 달리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을 맡기 때문에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친부모를 찾고 싶어도 친부모의 정보가 부재합니다. 그래서 실종아동은 길을 잃어 버린 아이도 실종아동이지만 부모 없이 시설에 맡겨진,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아동도 실종아동으로 포함됩니다.
또 다른 이유로 교수님은 유기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실종아동등”이란 약취(略取)ㆍ유인(誘引) 또는 유기(遺棄)되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가출하거나 길을 잃는 등의 사유로 인하여 보호자로부터 이탈(離脫)된 아동등을 말한다.> 라고 유기의 경우를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유기된 아동도 본인이 추후 가족을 찾고자 한다면 실종아동법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입양되었으나 친부모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가적으로 유기아동을 설명하며 간단히 언급된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는 교수님의 시선과 파동의 시선,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선을 담아 다음 주 음파음파에서 다시 한 번 다룰 예정이랍니다!
참고:
이건수 교수님: 또 하나의 형태는 지적장애로 길 잃는 아이들입니다.
지난 음파음파에서도 언급하였듯 지적장애를 가진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실종아동법을 통해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인터뷰를 들으며 지난 미싱웨이브를 통해 카드뉴스를 제작한 김도연님과 이병순님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지적장애아동 및 성인의 경우 반복 실종의 특성이 있으며 실종 후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으므로 현재 위치추적기 등의 방식을 통해 이들의 실종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건수 교수님: 또한 실종의 이면에는 살인이 있습니다. 실종과 범죄는 연관성이 상당히 깊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는 사망 가능성을 언급하셨습니다. 개구리 소년 사건과 같이 실종사건으로서 수사되다가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나 그 밖의 사고로 인해 사망한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사는 아동의 시신을 통해 사망이 확인되지 않는 한 살았다는 전제하에 진행됩니다. 또한 경찰과 실종자 가족의 이야기를 종합할 때 실종아동이 사망했다면 그 사체나 유골이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참고:
“실종아동 해외 수출, 정부가 묵인” - 베이비뉴스 (ibabynews.com)
이렇듯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종아동이 발생하는 맥락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실종이 발생하게 될 때 빠르게 가정으로 복귀된다면 좋겠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과정에서 관리의 편리성을 위해 실종된 아동이 시설을 옮길 때 무연고자에서 연고자로 변경되거나 가족들이 찾기 전에 국외 등으로 입양이 되는 등의 사례가 잦아서 장기실종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계속해서 장기실종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들이 어딘가에 살아있으며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남은 2주간 이러한 해외 입양 아동의 가족 상봉 사례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실종수사의 걸림돌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그럼, 오늘의 음파음파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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